朝鮮後期 南人系 科體詩集 『近藝雋選』 硏究

  •   이 논문은 科體詩가 성행하던 18세기에 편찬된 『近藝雋選』의 편찬 시기 및 의도와 목적을 究明하기 위해 작성되었다.

      최초 『근예준선』은 權偗(1736~?)에 의해 1771년 이전에 편찬되었다. 현전하는 『근예준선』은 대략 7종으로 모두 필사본이며 원본이 아니다. 이 중에서 고려대본은 1774년 이후 필사되었고, 入格에서부터 世系까지 다양한 정보가 수록되어 있다는 점에서 자료적 가치를 지닌다.

      먼저 『儷林』은 관찬 수험서가 아닌 온전히 응시자들의 수요에 의해 편찬된 수험서로서 당대 응시자들이 습작하였던 科儷 작품 가운데에서도 科儷 분야에서 뛰어난 실력을 보였던 작가들과 그들이 창작한 작품들을 광범위하게 수록하고 있다. 숙종 대부터 국왕의 변려문에 대한 애호와 함께 科表의 출제 빈도와 비중이 높아지면서 응시자들의 요구와 필요에 의해 다양한 종류의 과문선집들이 편찬되었다. 『儷林』에는 여타의 과문선집에 비해 90명이나 되는 많은 작가들과 그들의 작품들을 수록하고 있으며, 작품의 형태적인 측면에서 살펴보았을 때 科儷에서 흔히 사용되는 상투어들은 생략하였지만 나머지 구절들은 모두 필사되어 비교적 온전한 형태를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典範과 善本으로서의 가치를 지닌다.


  • 『근예준선』 고려대본(좌), 장서각본(우)

  • 『근예준선』 국중본(좌), 개인소장(중), 개인소장(우)
  •   『근예준선』에 수록된 작품은 대부분 등제하지 못한 詩이기에, 이 책은 조선후기 과체시 명편선집에 해당하지 않다고 할 수 있지만, 기존 과체시선집에서 볼 수 없는 작품들로 당대 유생들의 과체시 학습 과정 및 과체시에 대한 평가 기준의 등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고 하겠다. 아울러 『근예준선』의 편찬자 및 선정 작가들이 모두 南人系 인물이며, 이 책의 편찬 시기가 이들의 정치적 도약기와 맞물려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했을 때, 『근예준선』은 남인세력의 능력 과시이거나 불우함을 부각하기 위한 의도가 내재된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더욱이 현전하는 남인계 과체시집이 확인되지 않는 만큼, 이 책을 통해 1780년대 남인이 분파하기 이전의 문학적 활동을 가늠할 수 있다.


  • 민족문화 57 ∥ 한국고전번역원 ∥ 2021 ∥ pp.161-1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