雪峯 姜栢年의 表를 통해 본 조선시대 月課 창작의 일단면

  •   본 논문은 雪峯 姜栢年이 月課로 제출한 表를 분석하여 조선시대 月課 창작의 일단면을 파악한 것이다.

      月課란 홍문관 및 예문관 관료나 문장이 뛰어난 신진 관료를 대상으로 한 정기 시험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고려시대 성종대부터 그 기원이 시작된다. 이후 조선 태종대부터 영조대까지 시험 대상과 방법이 바뀌었지만, 당하관 이하 문장이 뛰어난 신진 관료를 선발하여 그들을 승진 및 권학하려는 목적에서 그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었다. 즉 월과는 인재를 발탁하고 교육하려는 두 가지 목적에서 시행된 것이다.

      월과는 조선시대 문신을 대상으로 한 대표적인 시험이자 교육 제도였음에도 科試 및 課試에 비해 연구가 미비하다. 아마도 월과가 표절과 代作 같은 폐단이 만연했고, 제도의 시행이 번복되었기 때문으로 추측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월과는 과거제가 폐지될 때까지 그 필요성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논의되었다. 월과 시행 과정을 밝히는 것은 조선의 시험과 교육 제도를 모두 살펴볼 수 있는 연구이며, 월과로 제출한 답안을 고찰하는 것은 당대 科文의 모범적 문장을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된다.

      따라서 본 논문에서는 조선시대 월과의 변천을 살펴보고, 강백년이 월과로 제출한 表 5편을 대상으로 17세기 중반 월과 창작의 일단면을 파악해보았다. 강백년의 『雪峯遺稿』는 월과 작품을 시기별, 문체별로 분류하고 장원의 여부까지 기재하였기에, 당대 월과의 시행 여부와 작품 경향을 살펴보기에 적합하다. 월과로 제출한 작품을 시기별로 자세히 기재하였다는 것은, 강백년이 월과에 자부심이 있었다는 것이며, 월과로 제출한 72편 중에서 36편이 장원을 차지하였다는 것은, 강백년의 작품이 당대 월과의 모범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강백년이 월과로 제출한 표 5편은 모두 의작으로 지어졌고, 평측이나 장단구의 구성, 발어사의 사용 등은 일반 科表의 특징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꾀꼬리가 신하로서 왕에게 사은하면서 이백의 시를 평하고, 본문의 내용과 연관된 이미지와 전고를 사용하여 글의 목적에 도달하려고 한 점은 강백년 表의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게다가 강백년은 글을 올리는 목적에 맞게 전고를 배치함으로써 表의 본령을 잊지 않으려고 했다. 이러한 특징들은 강백년이 월과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이유라고 할 수 있다.


  • 고전과해석 36 ∥ 고전문학한문학연구학회 ∥ 2022 ∥ pp.231-2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