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후기 科文選集 『儷林』에 대하여
- 자료 개관 및 가치와 그 의의를 중심으로 -

  •   본 논문은 조선 후기에 편찬된 과문선집인 『儷林』에 수록된 작가와 작품들을 살펴보고, 이를 바탕으로 『儷林』이 지니는 자료적 가치를 규명하고자 하였다.

      『儷林』은 주로 숙종~정조 대까지 활동했던 90명의 작가들이 실제 시험에 제출했던 답안지와 습작한 科儷 708편을 수록하고 있다. 이 책은 당대 응시자들이 과거시험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실제 참고하여 학습한 典範이 되는 작품들을 분류하여 정리한 選集으로, 당대의 科文의 典範이 되었던 작가들과 그들의 작품을 살펴보는데 중요한 자료라고 할 수 있다. 이에 『儷林』이 지니는 자료적 가치와 그 의의를 두 가지 측면에서 고찰하였다.

      먼저 『儷林』은 관찬 수험서가 아닌 온전히 응시자들의 수요에 의해 편찬된 수험서로서 당대 응시자들이 습작하였던 科儷 작품 가운데에서도 科儷 분야에서 뛰어난 실력을 보였던 작가들과 그들이 창작한 작품들을 광범위하게 수록하고 있다. 숙종 대부터 국왕의 변려문에 대한 애호와 함께 科表의 출제 빈도와 비중이 높아지면서 응시자들의 요구와 필요에 의해 다양한 종류의 과문선집들이 편찬되었다. 『儷林』에는 여타의 과문선집에 비해 90명이나 되는 많은 작가들과 그들의 작품들을 수록하고 있으며, 작품의 형태적인 측면에서 살펴보았을 때 科儷에서 흔히 사용되는 상투어들은 생략하였지만 나머지 구절들은 모두 필사되어 비교적 온전한 형태를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典範과 善本으로서의 가치를 지닌다.


  • 『儷林』 수록 柳東賓의 「陶唐民人等謝命義和欽若昊天曆象日月星辰敬授人時」
  •   다음으로 『儷林』은 조선 후기 科文에 특장을 지니고 기존에 알려지지 않았던 많은 작가군을 수록하고 있다. 17세기 후기에는 科文에 특장을 보였던 전문작가들과 그들의 작품이 시험을 준비하는 응시자들 사이에서 널리 알려지고 필사되어 널리 유통되었다. 『儷林』은 이러한 당시 정황을 살필 수 있는 자료로써 지금까지의 科文 연구에서 조명되지 않았던 科文에 특장을 보였던 작가들과 그들의 작품이 상당수 수록되어 있다. 대표적인 인물로는 李日躋(1683~1757), 柳東賓(1720~미상), 朴道翔(1728~미상), 權絅(1708~미상)을 꼽을 수 있다. 이들처럼 科文에 전문성을 지닌 작가들의 경우에는 생애에 대한 기록이 거의 없으며 문집도 남아있지 않아 실제 그들의 작품과 특징적 면모를 파악하기 힘들다. 하지만 과문선집에 수록된 작품을 통해 그들의 실제 작품과 수준을 살펴볼 수 있기에 과문선집 연구에서 『儷林』이 지니는 자료적 가치는 적지 않다고 하겠다.


  • JKC 50 ∥ 한국어문학국제학술포럼 ∥ 2020 ∥ pp.253-2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