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자 뜻 따라 미래가 기대되는 신진학자 발굴·지원한다
한문학, 한문고전번역 분야 등 연구 장려 목표
제2회 인성(仁星)학술상 시상식 열려
문과대학 한문학과와 한자한문연구소(소장 심경호)는 5월 18일(월) 오후 5시 고려대 문과대학(서관)에서 제2회 ‘인성(仁星)학술상’ 수상자에 대한 시상식을 열었다.
한자한문연구소는 2018년 9월, 세계적인 한문학 연구를 위해 인성(仁星)연구기금을 기탁한 졸업생 유휘성(상학 58)씨의 뜻을 받들어 미래가 기대되는 신진 한문학자를 발굴, 지원하고 한문학과 한문고전번역 등의 연구를 장려하고자 인성(仁星)학술상을 제정했다.
충북 진천 출신인 유휘성 교우(*고려대는 졸업생을 교우라 칭합니다)는 13세 때 한국전쟁으로 부친을 여의고 어려운 유년기를 보냈다. 힘든 환경에서도 배움의 끈을 놓지 않고 학업에 정진한 유씨는 1958년 고려대 상학과에 입학했다. 졸업 후 1970년대 건축공사와 토목자재 생산을 하는 조흥건설을 창업한 그는 끈기와 열정으로 수차례에 걸쳐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며 기업가로 자수성가했다. 사업을 키워나가면서도 모교에 기부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던 그는 2010년, 재산을 정리하면서 오랜 결심을 실천에 옮겼고 후배들을 위한 장학기금을 비롯해 모교에 누적 40억 원을 넘는 기부를 이어오고 있다.
장학기금 외에도 유휘성 교우는 모교의 연구자들이 뛰어난 연구성과를 만들어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기금을 지원하여 단과대학 차원의 연구활동 활성화에도 힘썼다. 기금명은 모친과 조모의 이름에 들어있는 '인'(仁)과 본인의 이름에 있는 '성'(星)을 따서 '인성연구기금’이라고 명명했다.
한자한문연구소 인성연구기금 운영위원회는 최근 5년 이내 국내 박사학위논문 제출자를 대상으로 제2회 인성학술상을 공모했다. 예심과 본심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이효원 도쿄대학 인문사회계 연구과 특임준교수가 수상자로 선정됐다.
이효원 교수의 2015년 서울대 박사학위논문 「『海游錄』의 글쓰기 특징과 일본 인식」은 『해유록』이 갖는 문예적 특징과 신유한의 일본인식을 입체적으로 묘파한 논문이라는 평을 받았다.
수상작은 그동안 주로 한일 관계사의 사료로 언급되어 온 『해유록』의 문예적 특징을 ‘구성 원리’와 ‘서사적 특징’의 양면에서 다각도로 분석하고, 종래의 긍정ㆍ부정의 이분법을 탈피하여 적대ㆍ비판ㆍ이해ㆍ공감의 네 층위에서 신유한의 일본인식을 다층적으로 검토함으로써 『해유록』의 전모에 육박하고자 했다. 『해유록』이라는 텍스트를 깊이 있게 파고드는 동시에 『해유록』의 저술배경이 되는 기해사행(己亥使行)을 조일교류의 추이 속에서 통시적으로 조망하고, 전대·동시대·후대 통신사행록과의 비교 검토를 통해 세 가지 시간 축에서 『해유록』의 위상을 가늠하는 등, 다양한 문헌을 두루 섭렵한 토대 위에 거시적인 통찰력을 보여주었다.
심사단은 현미경과 망원경을 적절히 병용하면서 ‘깊이’와 ‘넓이’를 동시에 추구했다고 호평했다. 보통 ‘밖’을 보느라 오히려 ‘안’을 놓칠 위험이 있는데, 본 논문은 ‘안’을 충실히 검토하면서 ‘밖’으로 확장해 나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는 심사평을 받았다.
학술상 수상자에게는 상금 500만 원이 지급되며 수상작으로 선정된 박사학위논문은 별도의 출판지원을 통해 「한자한문연구소 학술총서」로 출판될 예정이다.
수상자 이효원 교수는 현재 일본에 체류 중이어서 시상식 자리에 참석하지는 못하였으나 대신 인터넷을 통해 화상으로 시상식에 함께 했다. 이 교수는 “차후 통신사 연구의 영역을 동아시아 사상사·문학사·사회사로 확장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원문기사 링크]
고대뉴스 ∥ 2020.05.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