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梅翁閑錄』 所在 科擧談 硏究

  •   이 논문은 『梅翁閑錄』을 ‘科擧’라는 소재적 측면에서 구명한 것이다. 이를 위해 과거와 관련된 모든 일화를 ‘科擧談’이라 지칭하고, 주제별로 분류한 다음, 여러 기록을 비교·대조하여 각 일화의 출처나 소재원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매옹한록』 과거담의 특징을 확인하였다.

      『매옹한록』 과거담의 특징은 실제 일어난 사건을 반영한 사실성과 꾸며낸 이야기로 구성한 허구성이 병존하면서도, 사실성이 보다 강조된다. 아울러 사실성이 우세한 일화에는 저자인 朴亮漢의 가계 및 소론계에 해당하는 인물과 그들의 전언을 통해 이야기가 구성되고 있다는 점에서 당파적 색채를 드러내었다. 또한 후대 야담에서의 과거시험에 대한 비판은 주로 法制보다는 응시자의 증가에 따른 科場의 관리 및 부정행위에 의한 선발의 공정성 등과 같은 문제에 주목하였다. 이에 반해 『매옹한록』에서의 전체적인 논조는 과거가 인재 선발이라는 기본 목적을 반영하여 과거 규례에 근거한 비판 및 개탄의 특징이 확인되므로 초기 야담과 후대 야담의 특징이 병존함을 알 수 있다.

      허구성의 경우, 꿈과 우연과 같은 비정상성에 해당하는 일화에서는 초기 야담에서 확인되는 엄숙한 분위기가 두드러진다. 물론 웃음이나 흥미가 전무한 것은 아니지만, 비정상성인 꿈과 우연은 모두 필연적이고 운명적인 성격에 해당하므로 이를 통해 도덕 이념을 추구하는 경향성이 확인되었다. 또한 『매옹한록』에서 서사성의 강조된 일화는 후대 야담으로 전승된다. 『매옹한록』은 흥미보다는 초기 야담에서 확인할 수 있는 엄숙함이 우세하면서, 이와 동시에 웃음이 가미된 서사성이 확인된다. 그러므로 『매옹한록』에 담긴 과거담은 내용 및 구현방식에서 17세기와 19세기 야담의 가교적 위치를 점한다.


  • 동양고전연구 91 ∥ 동양고전학회 ∥ 2023 ∥ pp.61-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