科表 참고서 『表式』 연구
- 고려대 신암문고본을 중심으로 -

  •   이 논문은 고려대 중앙도서관 소장 신암문고본 『表式』의 구성과, 소재 작품 양상을 살펴 조선 시대 科表 참고서의 한 단면과 조선 과표 작성의 실제를 파악해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과표는 科試 文科의 初・覆試 中場과 최종 관문인 殿試에서 科策과 더불어 가장 많이 시험된 문체이며, 泮試나 重試 및 月課에서도 자주 출제되었다. 또한 과표는 다른 문체보다 취득 점수를 두 배로 계산할 만큼 중요하게 다뤄졌기에, 과거 응시자들은 합격을 위해 젊은 시절부터 과표 수련에 몰두했다. 이처럼 과시에서 과표는 매우 비중 있는 과목이었으며, 당대 과거 응시 자에게 과표 연마는 시험의 당락을 결정짓는 관건이었다고 볼 수 있다. 고려대 중앙도서관에 소장된 255종의 과시 관련 자료 중 과표 참고서는 총 12종이었으며, 그중에서도 『表式』은 다른 과표 참고서와 차별되는 특징이 있다.

      구성을 살펴본 결과, 『表式』은 출제 비중이 높은 순서대로 과표의 세부 문체별 작법을 실었으며, 비슷한 의미의 글자를 수험자가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항용 자식도 실었다. 또한 科次 9등급 이상의 작품을 위주로 실어 수험자가 시험에 효과적으로 대비하도록 했다. 이뿐 아니라 수험생이라면 누구나 알 법한 허두의 투식을 오히려 간소화하고, 이외의 투식을 더 풍부하게 제시하여 수험생이 실제 시험에서 변별력을 낼 수 있도록 했다. 이는 『表式』이 하나의 서적으로서 통일성을 추구했다기보다, 수험생의 편리성과 효율성에 초점을 맞췄다고 볼 수 있다.

      이 논문에서는 그간의 과표 연구에서 간과되었던 작품 양상도 살폈다. 그 결과, 『表式』에 실린 작품은 특정 이미지를 대구 안에서 대비시켜 작품 속 상황을 극적으로 재연하고 주제를 강조했다. 또한, 소리나 역사 인물 등 특정 이미지를 반복적으로 등장시켜 이를 부각함으로써 작품의 완결성을 꾀하고 작자의 심정을 대변하며, 주제를 설득력 있게 제시했다.



  • 『표식』(신암 D5 A18)의 표지(좌)와 본문 首面(우)

  • 한문고전연구 47 ∥ 한국한문고전학회 ∥ 2023 ∥ pp.173-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