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雜記古談』의 科擧談 양상과 특징

  •   이 논문은 조선시대 科擧의 실상과 문화적 배경을 살피기 위해 任邁의 『雜記古談』에 담긴 科擧談에 주목하였다. 『雜記古談』은 24화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 중에서 10개의 일화가 과거담에 해당한다. 이러한 과거담에는 과거와 관련된 사회적 구조나 정치적 배경 등이 담겨 있는데 주된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 몰락양반·서자·평민과 같은 계층의 응시를 통해 명분보다는 생계를 우선시하는 점과 과거를 통한 출세의 욕망이 오히려 공고화되는 경향을 담고 있다. 이는 신분제의 混淆와 이에 따른 새로운 가치와 윤리가 형성되면서, 기존의 선비로서의 명분과 현실 대응 사이에서 균열된 틈을 보여주고 있다.

      둘째, 儒生과 校生의 관계를 통해 조선후기 지방 교육을 현실을 파악할 수가 있다. 이와 함께 代述을 통해 과거 관련 법령이 강화되는 흐름에서 부정행위가 감소하기보다는 오히려 同接끼리 공동 답안 작성을 묵인하는 사회적 분위기도 알 수가 있다.

      그 결과 지금까지 양반 계층에서만 이해되어왔던 應試文化를 평민의 측면에서도 살필 수 있었다. 아울러 서울 중심으로 한 응시문화를 넘어 지방 응시자의 입장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응시문화를 가장 폭넓게 이해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雜記古談』 소재 과거담의 의의가 있다.


  • 고전과해석 41 ∥ 고전문학한문학연구학회 ∥ 2023 ∥ pp.377-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