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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 글로벌인문학연구원 한자한문연구소에서는 대만 중정대학의 모문방(毛文芳) 선생님을 모시고 “명·청 박물도적(博物圖籍)의 지식 편집과 동아시아적 조망(明清博物圖籍的知識纂輯與東亞觀照)”라는 주제로 해외학자초청강연을 개최합니다. 관심있는 분들의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 일시: 2026년 9월 2일(수) 15:30~16:50


- 장소: 고려대학교 백주년기념관 L-lounge


- 강연자: 모문방(毛文芳) / 대만 국립중정대학교 문학원 원장 겸 중국문학과 교수


- 강연주제: 명·청 박물도적(博物圖籍)의 지식 편집과 동아시아적 조망(明清博物圖籍的知識纂輯與東亞觀照)


- 주최: 고려대학교 글로벌인문학연구원 한자한문연구소


- 강연언어: 중국어 (통역제공)



- 강연 내용

 구본(舊本)에 진(晉)나라 장화(張華) 찬(撰)으로 제(題)되어 있는 『박물지(博物志)』는 초기에는 “杜撰無稽, 殆無一語實錄(근거 없이 꾸며낸 것이어서 거의 한마디도 사실의 기록이 없다)”이라는 책의 성격 때문에 ‘자부(子部)ㆍ소설가류(小說家類)’에 편입되었다. 이후 후대에 이르러 개작과 수정, 내용의 증보, 체제의 변경, 편목 개정 등의 과정을 거쳤다. 명대 동사장(董斯張)이 편집한 『광박물지(廣博物志)』에 이르면 소설의 범주를 벗어나 ‘자부ㆍ유서류(類書類)’에 편입되어 실학적 성격이 강한 백과전서로 자리 잡게 된다. 하버드옌칭도서관 선본실에서 이 책과 나란히 서가에 꽂혀 있는 책으로 명대 황도주(黃道周)가 편찬한 『박물전휘(博物典彙)』가 있다. 『광박물지』보다 28년 뒤에 나온 이 강희 연간의 각본은 ‘박물(博物)’이라는 이름을 사용하면서도 ‘전휘(典彙)’에 중점을 두었다. 이처럼 『박물지』는 허학(虛學)에서 명물(名物)을 다루는 실학적 성격의 『박물전휘』로 변화하였으며, 이 책은 “誠時務之粢糧,經術之淵藪(진실로 시무의 자량이며 경술의 연수이다)”라는 평가를 받았다.

 ‘삼재(三才)’는 널리 사용된 분류 범주였다. 청대 공재승(龔在升)은 과거시험에 활용하기 위해 『삼재휘편(三才彙編)』을 편찬했고, 진문(陳雯)은 감여학(堪輿學)을 위해 『삼재발비(三才發祕)』를 편찬하였다. 이보다 앞서 명대에는 왕기(王圻) 부자가 그림을 중심으로 함께 편찬한 『삼재도회(三才圖會)』가 있었다. 이 책은 동쪽으로 전해져 일본에서는 쇼토쿠(正德) 2년에 『왜한삼재도회(倭漢三才圖會)』가 편찬되었다. 이 밖에도 양생(養生) 관련 유서로 명대 고렴(高濂)이 찬한 『아상재준생팔전(雅尚齋遵生八牋)』이 있으며, 여성 관련 유서로는 청초 왕초동(王初桐)이 편찬한 『염사(奩史)』, 청대 장시치(張時治)가 찬한 『곤덕보감(坤德寶鑑)』 등이 있다. 이러한 책들은 시대 변화에 대응하여 계몽적 정신을 담아 편찬되었던 서양 18세기의 백과전서와도 비교해 볼 만하다.

 유서의 한 지류로서 통속적인 일상생활의 필요에 부응한 서적들도 만력 연간에 크게 유행하였다. 『신각천하사민편람삼대만용정종(新刻天下四民便覽三台萬用正宗)』, 『신판전보천하편용문림묘금만보전서(新板全補天下便用文林玅錦萬寶全書)』 등이 그 예이다. 이들은 사대부와 서민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편람으로서 천ㆍ지ㆍ인의 삼재 체계에 부합하면서 ‘일용(日用)’의 범주를 확대하였다. 또한 복잡하고 세분된 분류를 통해 실용적 지식을 편집ㆍ집성함으로써 초학자를 교육하려는 목적에 부응하였다.

 서적의 계보적 전승 과정에서는 특정 고전들이 특별히 선호되어 지속적인 관심의 대상이 되었다. 지식의 전승과 변용에는 일종의 ‘밈(meme)’적 성격이 있는 듯하며, 분류와 혼합ㆍ접합 등의 ‘모듈(module)’ 방식을 통해 세대를 넘어 유통되었다.

 본 발표에서는 서적사적 접근을 통해 명ㆍ청대 박물류 도적(圖籍)의 편찬 방식과 중층적인 맥락을 고찰하고자 한다. 나아가 동아시아 각국의 관련 자료, 즉 화각본 『당토훈몽도휘(唐土訓蒙圖彙)』, 『화한삼재도회』, 『여용훈몽도휘(女用訓蒙圖彙)』, 한국본 『재물보(才物譜)』, 『임원십육지(林園十六志)』, 『청규박물지(清閨博物志)』, 베트남본 『통서(通書)』, 『만보전서지백괴(萬寶全書之百怪)』, 그리고 식민주의적 시각에서 작성된 민족지 『안남인의 기술(安南人的技術)』, 『후에의 예술(順化的藝術)』 등을 살펴본다. 이를 통해 관련 도적 편찬에서 나타나는 공통점과 차이점을 규명하고, 동아시아가 공동으로 창출한 지식의 환류와 순환을 파악하고자 한다.


- 강연자 소개

 모문방 교수는 국립대만사범대학교에서 중국문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대만 국립중정대학교 문학원 원장, 중국문학과 교수, 동아시아 한적과 유학연구센터 주임을 맡고 있다.

 중정대학교 중국문학과 학과장, 『중정한학연구(中正漢學研究)』(THCI) 총편집인, 동아시아 한학 총서 주편, 『강소사범대학학보(江蘇師範大學學報)』의 ‘진희문헌연구(珍稀文獻研究)’ 특집 초빙 주편 등을 역임하였다. 미국 하버드대학교 동아시아학과와 하버드옌칭도서관, 라이스대학교, 애리조나대학교, 한국 고려대학교, 영국 런던대학교, 독일 함부르크대학교와 하이델베르크대학교, 프랑스국립도서관, 베트남 한놈연구원 등 여러 기관의 방문교수로 초빙되었다.

 주요 연구 분야는 명·청 문학, 제화문학(題畫文學), 문학과 이미지, 동아시아 한학이다. 홍서곤(洪瑞焜) 학술출판상, 국과회(國科會) 갑종연구상, 홍콩대학교 학술논문상, 국과회 인문학술전문서 출판상 등을 수상하였으며, 국내외 대학 및 연구기관에서 30여 차례 초청강연을 하였다.

 주요 저서로 『동기창의 일품관(董其昌之逸品觀)』, 『만명 한상미학(晚明閒賞美學)』, 『물·성별·보기: 명말청초 문화 글쓰기의 새로운 탐색(物.性別.觀看:明末清初文化書寫新探)』, 『그림으로 이루어진 행락: 명·청 문인 초상화 제영 분석(圖成行樂:明清文人畫像題詠析論)』(한국어 완역본 별도 출간), 『두루마리 속에 잠시 서 있어도 백 년: 명·청 여성 초상화 제영 탐론(卷中小立亦百年:明清女性畫像題詠探論)』, 『그림 읽기·행락: 명·청 명류의 초상화 제영(讀畫.行樂:明清名流的畫像題詠)』, 『시·그림·유람·감상: 만명 문화와 심미적 함의(詩.畫.遊.賞:晚明文化及審美意涵)』, 『성세의 화랑: 명·청 문인 초상화의 다중적 시선과 도문 복조(盛世畫廊:明清文人畫像之多重觀看與圖文複調)』 등 다수의 학술 전문서가 있다.

 또한 『하버드대학교 하버드옌칭도서관 삽도 진본 해제도록(哈佛大學哈佛燕京圖書館插圖珍本提要圖錄)』, 『동아시아 한적사와 지식의 환류(東亞漢籍史與知識環流)』, 『베트남 한학 논총(越南漢學論叢)』, 『한국 한학자 논저 선집(韓國漢學家論著選萃)』, 『중국 역대 재원 시선(中國歷代才媛詩選)』 등을 주편하였다.